
강문리 횟집에서 만나다
권현형
슬픔이 쌓여 바다가 되는가 끝도 없이 하얗게 욕망을 게워내는 11월 바다 그 푸른 허기를 바라본다 바라보며 질끈 생선회를 씹는다 파도의 맨살을 초고추장에 찍어 꾸역꾸역 허기를 채운다 허기로
외로웠어요...... 당신이라고... 결정했... 애들이 떠올... 관대하지 않은 애들... 나도 할 애기는 ...너무... 사무쳐... 옆자리 중년 여자가, 갑자기, 눈물을, 흘린다 남자 앞에서 어깨를, 들썩들썩, 출렁이며, 검은 바다의 허기를 토해낸다 한 상처가 다른 상처에게 손수건을 내민다 말없이
유리창에 햇살이 차게 부서진다 해변을 걷는 사람들의 이마 위로 멀리 길이 보인다 쓸쓸하게 어린 개 한 마리 까불락 까불락 모래 위를 혼자 뒹군다 여름날 누군가의 생애를 고단하게 끌고 다녔을 신발 한 짝 열심히 물어 뜯는다 이내 심심하면 갯바위 도요새에게 겁을 주기도 한다 흠칠흠칠
날이 저문다 내 허기도 어린 개의 외로움도 차곡차곡 바다로 저물어 간다
- 권현형 시집 <<중독성 슬픔>>(시와시학사, 1999)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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