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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on EOS D60 / Tokina 80-200mm / 남이섬





     ... 몇몇 나라에서는 국민들을 폭력적으로 복종시키려고 의도적으로 식량을 끊고 있거든. (중략) 대개는 국가적인 폭력이 자행되는 나라에서 배고픔을 무기로 삼는단다. 예를 들어 1992년부터 1995년에 걸쳐 유고슬라비아에서 벌어진 사태는 그야말로 기아를 무기로 삼은 것이었어. 세르비아 공화국의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이끄는 세르비아 군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수도인 사라예보 시민과 그 지도자들을 복종시키려고 사라예보 공항의 지하를 지나는 커널만 제외하고 시가지를 완전히 봉쇄해 버렸지. (중략) 수단 카르툼의 이슬람 정권 지도자인 하산 투라비는 내전을 피해 남부 수단의 외단 지역과 다르푸르 지방에 피난해 있는 수십만 명의 농민이나 유목민에게 식량과 약품을 배급하러 가는 구호단체의 비행기를 연신 포격하며 식량공급을 방해하려고 했어. (중략)

     하지만 자기네 정책을 관철시키기 위해 기아를 무기로 삼는 것은 비단 그들만이 아니란다. 미국도 그렇게 하고 있지. 미국의 대통령은 약간 부드러운 방식을 택하고 있어. 예를 들어 미국의 이집트에 대한 정책을 보자구나. 이집트 사람들의 주식은 밀이나 조를 빻아서 만든 에이시라는 빵이야. 그런데 에이시의 여섯 개 중 하나는 미국과 이집트 간에 맺어진 식량원조 협정에 따라 미국산 밀이 사용되고 있지. 이른바 ‘PL-480 프로그램’을 통해 조달되는 거야. 이 프로그램은 이집트를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 협정으로 미국은 이집트에 자국의 잉여농산물을 이집트에 팔아넘길 수 있었던 것이란다.

     이집트의 무바라크 정권은 미국의 조정을 받고 있는 셈이지. (중략) 무바라크는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어. 미국의 용병 역할에 순응하던가, 아니면 자국의 극심한 기아에 따른 반란으로 축출당하든가 말이야. (중략)

     이라크에서 유엔의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코디네이터로 활동하다가 최근에 퇴직한 아일랜드 출신의 데니스 할리데이에 따르면, 1994년 이후 매년 6만 명의 이라크 어린이들이 영양실조와 의약품 부족으로 죽고 있다고 해. 상황은 계속 나빠져 가고 있어. 유니세프는 미국이 주도하는 경제봉쇄로 인해 요즘 5세 미만의 아이들이 매달 5,000~6,000명이나 생명을 잃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 (중략) 할리데이는 1999년 1월 18일, 파리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리베라사옹>지는 다음과 같은 말로 기사를 맺고 있어. “이라크에서는 유엔이 민족 살인의 주범이 되고 있다.”


     - 징 지글러(Jean Ziegler)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갈라고파스, 2009)





2010/06/09 03:33 2010/06/09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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