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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non EOS D60 / Tokina 80-200mm / 남이섬





      ... 국가들뿐만 아니라, 다국적 기업도 그런 무기(식량)을 사용하고 있거든. 세계 제2위의 식품회사인 스위스 네슬레와 관련한 유명한 이야기를 한 가지만 들려주마. 1970년 1월 1일, 칠레의 좌파정당과 노동조합이 연대한 ‘인민전선’이라는 동맹이 101가지 행동강령을 발표했어. 그 중 제1항은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들의 후보가 승리할 경우, 15세 이하의 모든 어린이들에게 하루 0.5리터의 분유를 무상으로 배급하겠다는 것이었지. 당시 칠레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 중의 하나가 많은 아이들의 영양실조였거든. 1970년 9월 드디어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었고, 인민전선의 후보인 살바도르 아옌데가 36.5퍼센트의 득표율로 당선되었어. 그리고 11월엔 국회에서 대통령으로 지명되었지. (중략)

     하지만 무엇보다도 분유와 유아식을 판매하여 엄청난 수익을 올리고 있던 다국적기업 네슬레가 당시 이 지역의 분유시장을 독점하고 있었지. 네슬레는 우유공장을 경영하며 목축업자들과 독점계약을 맺고 판매망도 장악하고 있었어. 그래서 아이들에게 분유를 무상으로 배급하기 위해서는 네슬레와의 원활한 관계가 필요했지. 아옌데는 결코 네슬레에 분유를 공짜로 달라고 하지 않았어. 제값을 주고 사려했지. 그러나 1971년 스위스 베베이의 네슬레 본사는 칠레 민주정부와의 협력을 모두 거부했어.

     당시 미국의 닉슨대통령과 그 보좌관 헨치 키신저가 아옌데 정권의 사회주의적 개혁정책을 꺼리고 있었기 때문이지. 또 외국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칠레의 자립성을 높이고 국내적으로 사회정의를 실현하려는 아옌데 정권의 개혁정책이 제대로 추진되면, 미국의 국제기업이 그때까지 누려온 많은 특권들이 침해받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란다. 키신저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 칠레의 민주정부를 괴롭히려 했지. 칠레에 대한 지원을 끓어버리고, 운수업계의 파업을 뒤에서 조종하고, 광산이나 공장의 태업을 부채질했어. 서구의 많은 다국적 은행이나 기업, 상사들처럼 네슬레 역시 아옌데 정권의 개혁전책을 강하게 반대했던 것이란다.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아이들에게 매일 0.5리터의 분유를 배급하겠다는 아옌데의 공약은 수포로 돌아갔어. 아옌데가 추진한 개혁정책의 대부분은 엄청난 재정적 어려움에 봉착했지. 1973년 9월 11일, 미국의 중앙정보부(CIA)은 아우구스토피노체트 장군의 군부쿠데타를 도왔어. 아옌데와 그의 동지들은 대통령궁인 모네다궁에서 무력으로 저항했지. 오전 11시, 아옌데 대통령은 라디오를 통해 대국민연설을 마지막으로 했고, 오후 2시 30분에 살해되었단다. ...


     - 징 지글러(Jean Ziegler)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갈라고파스, 2009)





2010/06/09 03:33 2010/06/09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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